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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경기 잊게 할 야구축제

불경기로 잔뜩 위축된 한인사회에 모처럼 신명날 판이 펼쳐질 모양이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꺾고 A조 1위에 오른 한국야구 대표팀이 미국에서 결선 라운드를 치르는 것이다. 첫 대결은 오는 15일 오후 8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B조 2위와의 한판 승부다. 이 경기는 승패를 떠나 단순한 야구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인사회에 활력을 불러 넣어주면서 우리를 하나로 묶는 한마당이 되기 충분하다. 한인사회가 벌써부터 들썩이는 것도 이를 공감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직장 아니면 동창회 등 단체 입장권 문의가 본사로 쇄도하는 등 응원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공식 응원단인 '파란 도깨비'가 출범했고 한인상권과 한인대학생을 중심으로 파란 도깨비 후원회도 결성됐다. 재미대한야구협회를 비롯 샌디에이고 체육회 등 단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한인들을 결집시키면서 재충전시킨 스포츠 경기를 우린 여러 번 경험했다. 90년대 후반 LA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 선수는 한인사회에 레저라는 쉼터를 선물했다. 그전까지 일밖에 몰랐던 한인들이 다저 구장을 찾아 이민 생활의 고달픔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다저 구장에서 한인들이 외친 함성에는 '한국인'이란 자부심도 배어 있었고 이는 자녀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3년 전 제 1회 WBC 경기에서 한국팀의 선전은 한인사회를 하나로 만들었다. 당시 일본을 격파한 뒤 투수 마운드에 꽂힌 태극기는 우리를 감격케 했고 가슴 뭉클케 했다. 지금 한인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난관을 극복하려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한다. 난관을 새로운 도약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WBC 대회기간중 한인들이 외칠 '태극 함성'은 한인 모두를 신바람나게 할 것이다. 그 신바람은 불경기를 극복케 할 우리의 힘이고 저력이다. 신명날 그 잔치에 한번 빠져 보자.

2009-03-11

봉중근 어필은 짜여진 '각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의 영웅 봉중근(LG)의 '이치로 항의'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사전 각본과 봉중근의 리얼한 연기(?)가 이뤄낸 합작품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봉중근은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예선전 일본과의 12위 결정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1회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상대로 초구를 던지려다 갑자기 타임을 부르더니 미국인 주심에게 다가가 영어로 항의를 했다. 관중이 터뜨리는 카메라가 투구에 방해가 된다는 것. 이에 대해 김성한 대표팀 수석코치는 10일 대표팀 캠프가 있는 피닉스 인근 위웜골프리조트에서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이치로 타석 때 봉중근이 주심에게 항의한 것은 김인식 감독이 미리 지시한 것이었다"라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엄청난 수의 관중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상대 투수의 기를 죽이는 점을 감안 오히려 주심에게 항의함으로써 이치로의 리듬을 끊는다는 '치밀한 작전'이었다는 것. 고교 때 미국에 건너가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하면서 영어가 유창한 봉중근의 연기력도 일조를 했다. 김 코치는 그러면서 "각본대로 됐죠"라고 미소를 지었다. 봉중근은 이날 이치로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고 결국 이는 1-0 완봉승으로 이어졌다. 이치로가 패배 직후 일본 기자들에게 "한국에 졌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난다"라고 말한 데에는 김인식 감독과 봉중근의 '연합 작전'이 주요한 셈이다. 김 수석코치는 또 봉중근이 일본과의 '리턴매치' 경기 등판을 강력하게 요청함에 따라 애초 선발이 류현진에서 봉중근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소개했다. 봉중근은 일본전 콜드게임패 이후 분한 기운을 억누르지 못하고 일본전 선발등판을 요청하는 '노래'를 불렀고 결국 코치진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네티즌은 봉중근에 대해 안중근 의사와 이름이 같다는 점에 착안 '의사 봉중근' '열사 봉중근'이라고 칭하며 안중근 의사 위인전 겉표지의 안중근이라는 이름을 '봉중근'으로 바꾸고 이토 히로부미 대신 이치로의 사진을 합성한 사진을 인터넷에 띄워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2009-03-10

WBC 한국야구 2R 준비점, '발야구' 로 승부

야구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려면 장기인 '발야구'를 살리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11일~1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잇달아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예선전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미숙한 주루플레이를 보완하고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펼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야생마처럼 통통 튀는 한국의 발야구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구는 데 기폭제가 됐다. WBC에서도 기동력을 완벽하게 살려야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폭주'는 금물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0일 기자들과 짧은 간담회에서 '선수들이 너무 날아다닌다'고 말했다. 전후 상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린 통에 예선에서 다섯 차례나 누상에서 횡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국제대회에서는 좋은 찬스가 자주 오는 게 아닌 만큼 일을 그르치지 않고 점수를 확실히 뽑으려면 더 사려 깊은 주루플레이가 필요하다. 과감하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도 중요하나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인 만큼 누상에서 꾸준히 상대팀 주력인 선발투수를 흔들어 득점 기회를 이어가는 게 나을 수 있다. ◇'이순신 타법'과 과감한 도루 예선전에서 대표팀은 발 빠른 주자들이 자주 출루하지 못해 도루 2개에 그쳤다. 대표팀 12번 타자인 이종욱과 정근우의 출루율은 각각 0.412와 0.429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강력한 라이벌 일본전 두 경기로 좁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종욱과 정근우는 제구력이 좋은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6타수 1안타 6타수 2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볼넷은 둘이 합쳐 1개밖에 없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배트를 돌리는 데 집중한 나머지 볼넷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기다려야 할 때 타자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스윙해 벤치에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로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처럼 타석에서 가만히 서서 실투를 기다리는 작전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12번 테이블 세터의 주된 목표는 범타로 물러나더라도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혀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이나 둘은 이 부분이 부족했다. 9일 일본과 예선 순위 결정전에서 4회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로부터 볼넷을 골라 김태균(한화)의 적시타 때 득점한 게 좋은 예다. 안타보다 누상에서 상대팀 배터리의 신경을 거슬리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이종욱과 정근우는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사인 없이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를 받은 선수들이기에 출루하면 과감하게 도루를 엿봐야 한다. 일본과 달리 본선에서 붙을 경쟁국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적기에 도루 성공 확률도 높은 편이다.

2009-03-10

[기자 수첩] 한국야구위원회는 허수아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큰 망신을 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일정을 확인하지 않아 선수단을 큰 혼란에 빠트렸다. A조 1위로 1라운드를 통과한 한국은 9일 애리조나주에 도착한 뒤에서야 2라운드 스케줄을 제대로 알게 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여장을 푼 뒤 대회 일정을 확인한 선수단과 KBO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 경기 스케줄이 알고 있던 바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KBO가 지난해 11월 WBC 조직위원회로부터 통보받은 스케줄에는 1라운드 A조 1위-B조 2위 경기 시작 시간이 15일 오후 1시였다. 원래 야간경기였던 A조 2위(일본)-B조 1위전은 거꾸로 낮 경기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애리조나에 도착한 뒤 경기 스케줄을 체크해보니 15일 오후8시로 돼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스케줄을 알기 위해 KBO는 부랴부랴 여기저기에 연락을 취했고 결국 경기 시간이 바뀌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선수단도 중요한 앞에 두고 경기시간을 알게 된 것이다. 이상일 KBO 운영본부장은 "WBC로부터 일정 변경에 대한 공식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 현지 직원이 조직위에 항의를 했다"며 WBC측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직위가 일정 변경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도 물론 큰 실수다. 그러나 확인 결과 낮 경기에서 야간 경기로 바뀐 일정은 일본과 중국의 WBC 개막전이 열린 5일에도 이미 바뀐 상태였다. 케이블TV 엑스포츠 편성팀 방송 관계자는 "방송 편성 때문에 2월 하순부터 경기 일정을 체크해 왔다. 그 때도 A조 1위 경기는 야간 경기로 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WBC 공식 웹사이트만 체크했어도 미리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 KBO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1러1난 셈이다. 스포츠팀

2009-03-10

한국야구 응원단 '파란 도깨비'···미주 한인들 관심 '후끈'

한국야구 공식 응원단 '파란 도깨비'의 활동과 관련해 미주 한인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파란 도깨비 신욱 단장은 10일 "샌디에이고 체육회와 재미대한야구협회 등에서도 연락이 와 펫코파크 8강전 응원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 체육회쪽은 응원에 필요한 장구와 꽹과리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또 야구협회쪽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전달받은 막대풍선 1500개 응원용 태극기 200여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파란 도깨비의 후원회장을 맡은 아주관광 박평식 회장은 "9일 파란 도깨비 출정식 후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의 연습경기와 샌디에이고 8강전 단체 응원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응원하는 한인 팬들의 열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흐뭇해 했다. 박 회장은 또 "WBC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주관광 직원들이 아예 파란 도깨비 응원셔츠를 입고 근무하도록 하겠다"고까지 밝혔다. 한편 파란 도깨비와 아주관광은 15일 펫코파크 8강전에 앞서 12일 다저스와의 애리조나 카멜백랜치 연습경기에 단체 응원을 먼저 펼칠 예정이다. 단체 관광 상품은 아주관광에서 입장권과 당일 교통편 응원셔츠 포함해 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문의 213-268-7366. 김문호 기자

2009-03-10

박찬호 '미국도 한국야구 굿~'···'대표팀 자랑스럽다'

"미국도 한국야구를 다시 봤습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눈물의 대표팀 은퇴 선언을 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35.필라델피아 필리스.작은 사진)가 WBC 일본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찬호는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1 2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1-0으로 설욕하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제가 뭐랬습니까. 잘 할거라 하지 않았습니까"라며 기뻐했다. 박찬호는 "한국이 두 번 연속 아시아 1위로 본선에 진출한 건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올림픽 금메달 이후 바로 1위로 WBC 본선에 진출한 것은 더욱 값진 일"이라며 대표팀을 자랑스러워했다. 클럽하우스에서 한.일전을 관전했다는 박찬호는 "아주 재미있고 조마조마한 경기였다"고 평한 뒤 "(봉)중근이와 (김)태균이가 준 감동의 선물이 아주 고맙고 의미 넘친다"고 감격해 했다. 그는 이어 "동료 선수들과 함께 한.일전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직접 출전한 것 이상으로 기쁜 순간이었다"며 "기자들도 내게 몰려와 축하를 해줬다. 얼떨결에 대표팀 대변인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찬호는 "이 기쁨을 분명 국민 모두 함께 했으리라 믿는다"며 "미국도 이제 한국야구를 다시 보게 됐다. 기자들이 저렇게 잘하는 선수들이 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지 않냐고 묻길래 4~5년만 기다리면 적어도 5명 정도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해서 일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WBC 출전을 놓고 마음 고생이 심했던 박찬호는 "야구를 통해 갖게 된 애국심이 어려운 경제난을 빨리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며 "이제 김인식 감독님께 미안하지 않네요. 헤헤"라는 애교 섞인 말로 대표팀과 함께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박찬호는 "태극호에 넘치는 축하를 보내며 또 다시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과 태극호 후배들을 고마워하는 찬호로부터…"라며 축전을 마무리했다. 원용석 기자

2009-03-10

'웰컴 한국 야구'…응원단 '파란 도깨비' 신났다

촬영 및 제작: 조인스아메리카•www.koreadaily.com 촬영일: 2009-3-9 바람이 분다. 야구 바람이다. 솟구쳤다 내리꽂는 것이 마치 도깨비 같다. 파랗다. '파란 도깨비'다. LA를 중심으로 샌디에이고 오렌지카운티 등 미주 한인 사회가 파란 도깨비와 함께 술렁이기 시작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팀이 9일 일본을 물리치고 조 1위로 본선 8강행을 확정짓자 덩달아 도깨비들이 출몰했다. 파란 옷을 단체로 맞춰 입고 한 판 신명난 응원마당을 열 참이다. 불경기에 잔뜩 위축된 한인사회가 모처럼 '신바람' 난 것이다. 한국 야구팀도 도깨비였다. 지난 8일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2-14로 대패해 시무룩해 하더니 하룻만에 자존심을 세웠다. 숙적 일본을 통쾌하게 1-0으로 꺾고 당당히 1위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파란 도깨비들은 9일 LA 한인타운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파란 도깨비 신욱 단장과 아주관광 박평식 회장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날 출정식엔 오지 못했지만 UC샌디에이고와 UC어바인 한인 학생들도 '렛츠 고 코리아!' 명령만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일반 한인들도 푸른색 '대~한민국' 함성을 가다듬고 있다. 출정식엔 많은 언론도 함께 했다. 파란 도깨비를 공식 후원하는 중앙일보.일간스포츠를 비롯해 TV.신문사들이 모여 큰 관심을 보였다. 중앙일보 인터넷홈페이지(koreadaily.com)엔 파란도깨비 응원마당이 마련돼 다양한 정보교환과 응원의 글을 남길 수 있다. 신 단장은 "한국 야구 뿐 아니라 힘겨운 이민생활의 스트레스까지 한꺼번에 날려 버리고 신나는 일들만 벌어질 수 있도록 다함께 '파도 코리아' 의 응원 물결을 일으키는 데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평식 후원회장도 "이번 일은 편을 가를 일이 아니다. 미주 한인 모두가 하나가 돼 파란 응원복으로 갈아입고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자"고 말했다. 파란 도깨비는 15일 오후 8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릴 WBC 8강전에 앞서 12일(오후 1시5분) 애리조나주에서 열릴 LA 다저스와의 평가전도 응원할 계획이다. 입장권과 버스 이동 도깨비 셔츠를 포함한 비용은 99달러다. 김문호 기자

2009-03-09

화난 이치로 '다 이기고 싶었다'···한국전 패배에 '울분'

"다 이기고 싶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인 '사무라이 재팬'의 정신적 리더 스즈키 이치로(35)가 단단히 화가 났다. 이치로는 9일 경기 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한번도 지고 싶지 않았다. 사실 전부 이기고 싶었다. 1점차 완봉패를 당한 것이 화가 난다. 상대가 한국이고 내게 있어서는 일본에서 마지막 게임인 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안타 친 상황에 대해 "나를 응원하기 위해 이만큼 사람이 모여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오늘 경기에서는 승리에 대한 압박감이 한국에 있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지난 7일 한일전에서 1번 타자로 3안타를 때려내면서 콜드게임 대승을 이끌었던 이치로는 이날 경기에서는 첫 세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8회 1사후에는 류현진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낸 뒤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봉중근 정현욱 류현진 임창용 등 4명의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일본타선을 틀어막은 가운데 무엇보다도 ´공격 선봉´ 이치로를 제압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치로는 한국에 2-14 콜드게임 패배를 안겼던 지난 7일 5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리면서 일본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심지어 김광현을 상대로 번트 안타를 쳐내며 한국의 마운드와 수비진을 마음껏 유린했고 이에 자극받은 동료 선수들도 무려 14개의 안타를 두들겨댔다. 하지만 9일 이치로가 묶이면서 일본 타선도 함께 침묵했다. 원용석 기자

2009-03-09

남가주 '파란 도깨비' 뜬다···LA한인타운서 출정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의 본선 8강 진출과 함께 공식 응원단인 '파란 도깨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파란 도깨비(신욱 단장)는 9일 후원회장을 맡은 아주관광여행사 박평식 회장과 함께 LA 한인타운에서 출정식을 갖고 응원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자리엔 세리토스에 사는 양승헌 또 요바린다에서 온 정재엽 회원이 함께 했다. 8강전이 열리는 샌디에이고 인근의 UC샌디에이고 UC어바인 학생들도 이미 도깨비 응원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게 신 단장의 말이다. 한국에서까지 파란 도깨비 응원 동참을 위해 문의가 온다고 하니 야구 바람이 거세게 이는 듯 싶다. 신 단장은 "1회 대회 때도 처음엔 혼자였다. 그러나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순식간에 파란 도깨비임을 자처하는 응원단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번에도 같은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 야구 뿐 아니라 힘겨운 이민생활의 스트레스까지 한꺼번에 날려 버리고 신나는 일들만 벌어질 수 있도록 다함께 '파도 코리아' 의 응원 물결을 일으키는 데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도 "이번 일은 편을 가를 일이 아니다. 미주 한인 모두가 하나가 돼 파란 응원복으로 갈아입고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자"고 말했다. 파란 도깨비는 한국팀의 애리조나 합숙훈련 중 벌어지는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12일)부터 응원바람을 일으키기로 했다. 아주관광과 연계해 99달러 응원패키지를 이용하면 경기장 입장과 버스 이동 도깨비 티셔츠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신 단장은 "비록 연습경기이긴 해도 선수들은게 파란 도깨비 응원단을 보면 더욱 힘을 낼 것이다. 한국의 색다른 응원 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가슴 뿌듯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란 도깨비는 15일 열리는 본선 8강 1차전도 아주관광 99달러 패키지를 이용해 함께 응원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문의는 padokorea@gmail.com이나 아주관광 213-388-4000으로 하면 된다. 파란 도깨비 응원을 미디어 후원하는 중앙일보.일간스포USA도 인터넷 koreadaily.com에 공식 응원사이트를 개설해 팬들의 정보 및 의견 교환의 장이 되도록 했다. 김문호 기자

2009-03-09

WBC 한국팀 거포 김태균, 매니와 '맞짱'···'누구 방망이가 세냐'

한국 야구의 새 해결사로 떠오른 김태균(26). 당대 최고의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36.LA 다저스). 이들이 12일 '거포' 대결을 펼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전을 마친 한국 대표팀은 곧바로 비행기에 몸을 실어 9일 애리조나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이곳에서 여장을 푼 뒤 조직위가 편성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11일) 및 LA 다저스(12일 오후1시)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조절한다.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경기는 한국 대표팀과 다저스의 일전이다.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볼파크에서 벌어질 이날 경기를 앞두고 메이저리그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니가 다저스와 계약 후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다저스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매니가 12일 한국전에 첫 출전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비록 연습 경기지만 한국프로야구 최고스타들이 모인 대표팀이 메이저리그 강팀을 상대로 어떤 성적을 올릴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한국 에이스들이 매니를 상대로 어떤 투구내용을 보일 지도 벌써부터 궁금하다. 매니는 메이저리거들이 인정하는 강타자다. 지난 시즌에는 LA에 '매니 열풍'을 일으키며 맹활약했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푼6리 출루율 4할8푼9리 17홈런 53타점의 폭발적인 활약을 앞세워 다저스를 NL 서부조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의 간판 슬러거 김태균의 활약도 주목된다. 김태균은 이승엽을 이을 '해결사'로 이미지를 굳혔다. 이번 아시아 예선전 4경기에서 12타수 5안타 타율 4할1푼7리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4번 타자 역할을 100% 해냈다. 2001년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54타점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8년 통산 타율 3할8리 169홈런 639타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잔부상에 시달렸음에도 31개의 대포를 담장 밖으로 날리며 데뷔 후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기간에 그는 일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많지 않은 나이에 일본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파워를 과시한 탓이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되는 김태균은 일본 프로팀들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할 전망이다. 또 애리조나에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경기엔 미주 한인 응원단 '파란 도깨비'도 단체 응원을 준비 중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한국팀은 다저스전을 마친 뒤 15일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서 WBC 본선 2라운드에 돌입한다. 원용석 기자

2009-03-09

일본, 한국야구보다 연봉 17배···2억7400만원vs47억원

2회째를 맞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클라이맥스는 뭐니뭐니해도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전이다.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야구 수준이 한국보다 최소한 10년 이상 앞선 국가로 여겨졌지만 제1회 WBC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4승1패로 우위를 보이면서 이제 한일전은 그야말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진정한 라이벌전으로 승격됐다. 하지만 야구와 관련된 시장 규모나 인프라에서 모두 일본이 월등하게 앞서다 보니 이번 대회에 참가한 양국 선수들의 연봉 또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과 메이저리그의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포함해 76억7천만원 가량이다. 최고액 선수는 올 시즌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연봉만 5500만엔(약 8억9천만원)을 받는 임창용이고 추신수는 40만 달러(약 6억3천400만원)다. 한국 선수 중에는 손민한(롯데)이 연봉 7억원으로 가장 많고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이승호(SK)는 8100만원으로 가장 적다. 28명의 올해 평균 연봉은 약 2억7400만원 정도다. 반면 일본대표팀의 연봉 총액은 무려 1315억원(81억5200만엔)에 이른다. 최고액은 역시 메이저리그의 타격왕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로 올해 연봉이 1700만 달러이고 지난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6년 동안 5200만 달러에 계약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연평균 865만 달러다. 또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후쿠도메 고스케는 700만 달러 시애틀의 주전포수 조지마 켄지는 630만 달러를 각각 받는다. 일본프로야구 소속 선수 중에서는 한신 타이거스의 특급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규지가 4억엔으로 최고액이다. 일본대표팀 28명의 평균 연봉은 약 47억원으로 한국선수들 보다 대략 17배나 비싼 몸값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선수의 몸값이 이처럼 차이나는 것은 최근 환율 폭등 상황이 큰 몫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높은 연봉을 지급하다 보니 한국 유망주들이 너도 나도 해외진출을 노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2009-03-06

이진영 만루포, 류현진 만점투···대만과 첫 경기 9-0 대파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세계 4강 신화 재현을 향해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경기에서 이진영의 만루 홈런 등 10안타를 집중시키며 복병 대만을 9-0으로 완파했다. ◆도쿄돔 효과 톡톡= 역시 도쿄돔은 '홈런 공장'이었다. 공기 부양식 돔구장인 도쿄돔은 외야 펜스 쪽으로 향하는 36대의 송풍기 바람과 지하 터널 바람 짧은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110m) 등으로 인해 타구 비거리가 크게 늘어나는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 대승을 안긴 것도 큼지막한 홈런 두 개였다. 정규시즌에서 2007년 7개 2008년 8개의 홈런에 머물렀던 7번 타자 이진영(LG)이 1회 비거리 135m의 대형 우중월 만루 홈런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야구 선수로서는 작은 체구(1m72㎝.75㎏)인 정근우(SK)도 6회 비거리 115m의 좌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1회 우중간 담장에 맞은 박경완(SK)의 타구나 5회 김현수(두산)의 우중간 2루타도 도쿄돔의 바람을 타고 외야 깊은 곳으로 쭉쭉 뻗어 나갔다. ◆류현진 카드 재활용=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선발투수 류현진(한화)을 예상보다 빠르게 교체했다. 류현진은 당초 1라운드 최대 투구수인 70개까지도 던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승부가 초반에 갈리자 한국 벤치가 생각을 바꾸었다. 3회까지 무안타로 호투하던 류현진이 4회 선두타자 린저쉬안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봉중근(LG)을 마운드에 올렸다. 3이닝 1피안타.무실점 투구수는 고작 43개였다. WBC만의 독특한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다음 경기를 위해 류현진을 아껴두자는 포석이었다. WBC에서는 한 투수가 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4일 휴식 30~49개면 하루 휴식을 갖도록 돼 있다. 따라서 류현진은 만일 8일 대만과 패자 결승에서 만날 경우는 물론 9일 조 1~2위 결정전에서도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베테랑 공백은 없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 교체'다. 대표팀 주축이었던 박찬호(필라델피아)와 이승엽(요미우리) 김동주(두산) 박진만(삼성) 등이 각각 팀내 입지와 부상 등을 이유로 대회에 불참했다. 그러나 젊어진 대표팀은 경험 부족을 패기로 이겨냈다. 4번 타자 김태균(한화)이 1회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이승엽과 김동주의 빈자리를 메웠고 유격수 박기혁(롯데)은 6회 판우슝의 깊숙한 땅볼을 민첩하게 잡아내 박진만의 공백을 잊게 했다. 특히 한국 내야진 김태균(1루수).정근우(2루수).박기혁(유격수).이대호(3루수)는 위기 때마다 총 5차례 병살 플레이를 연출하며 선배들 못지않은 노련한 수비를 보여줬다. 1, 2번 테이블 세터로 나선 이종욱(두산)과 정근우(SK)도 호타준족을 뽐내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팔꿈치 부상의 여파로 3번이 아닌 6번 타자로 출장한 추신수(클리블랜드)도 5회 우전 안타를 신고하며 타격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도쿄=신화섭 기자

2009-03-06

[기자 수첩] WBC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달랑 한 장뿐인 한국팀 티셔츠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미국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우리는 '한류열풍'으로 한국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아시아에서만 뿐이지 적어도 미국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 혹은 WBC를 주최한 메이저리그의 무관심은 여전하다. WBC 영상 홍보물만 봐도 그렇다. 일본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등은 나왔어도 한국은 단 1초도 비춰주질 않았다. 얼마 전 LA 타임스에 게재된 WBC 전면 광고에도 한국의 사진만 유독 작았다. 유니폼에 'Korea'도 안 보일 정도였다. 한국이 WBC 초대 대회 때 4강에 진출하고 지난해에는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음에도 여전히 미국의 눈에는 '야구변방'일 뿐이다. WBC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현재 16개 출전 국가에 대한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데 야구 약체로 분류되는 호주와 중국은 티셔츠 야구 모자 등 8가지 상품 이탈리아는 11가지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초대 WBC 챔피언 일본은 무려 26가지나 된다. '한국'을 클릭해 보았다. 관련 상품이 '달랑' 하나만 올라왔다. 19.99달러에 판매하는 T셔츠 한장이 전부다.(사진) WBC 관계자에게 전화해 "왜 한국 관련상품은 T셔츠 한장 밖에 없나"라고 물어봤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측에 연락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대답만 받았다. 사무국측에는 메시지만 남겼고 아직 답장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T셔츠 한장이 이미 대답을 해준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메이저리그가 바라보고 있는 한국 야구의 현주소가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엄연한 현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 동안 뭘 했나'라는 아쉬움이 든다.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또 세계에 대한민국이란 이미지를 널리는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야구 성적만으로 부족함이 있지 않나 싶다. 1회 WBC 때 '파란 도깨비'란 응원단이 출몰해 선수단에 큰 힘을 줬다. '파란 도깨비'는 또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미국인들에게 한인들의 독톡한 응원문화를 알리는 데도 일조했다. 아직 축구의 '붉은 악마'에 비할 바 아니지만 한국 야구와 파란 도깨비가 하나로 인식된다면 미국 속에 한국을 크게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만 국위 선양하는 게 아니다. '파란 도깨비'와 함께 한국의 응원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도 작은 애국이다. 그런 힘들이 모여 파워를 발휘할 때 당장 WBC 홈페이지에 하나 밖에 없는 한국 상품의 숫자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스포츠팀

2009-03-06

'가자, 펫코파크 파이팅 코리아!'···한국야구 응원단 '파란 도깨비' 출몰

한국 야구가 온다. 3년전 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정상에 올랐던 한국 야구가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임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온다. 한국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회 WBC 아시아예선에서 대만을 9-0으로 완파함으로써 올림픽 금메달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미 실력으로 증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서포터스로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USA가 후원하는 '파란 도깨비'도 출몰 준비를 마쳤다. 3년 전 일본을 깨고 애너하임구장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던 감격을 기억하는 '파란 도깨비'들은 그 때보다 한층 조직적인 응원으로 월드컵축구의 '붉은 악마'와 같은 감동의 물결을 이끌겠다는 다짐이다. 1회 WBC 때 '파란 도깨비'를 만들어 한국야구의 4강 진출과 함께 수준 높은 응원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린 신 욱씨는 "너무도 기다려 온 순간이다. 주위에서 벌써부터 파란 도깨비와 함께 펫코파크 응원을 가자고 보채는 사람들이 많다"며 "경제가 어렵고 이민생활도 팍팍한 가운데 모처럼 신명난 놀이판이 마련됐다"고 반겼다. 신씨는 1회 대회 때 '파란 도깨비' 응원 바람을 일으켜 오렌지카운티를 빛낸 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 씨는 "미주 한인이 얼만데 여기까지 와서 한국 선수들이 제대로된 응원조차 받지 못하고 싸울까 싶은 순수한 마음에 시작한 것이 의외로 좋은 반응과 평가를 얻었다"며 "이번엔 사실 큰 기대를 안했는데 대표팀 선수들까지 연락이 와 파란 도깨비 준비상황을 물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씨는 대표팀의 손민한과는 대학 동기이고 또 자신이 한국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근무하기도 해 이번 대표팀과도 인연이 끈끈하다. 이번엔 빠졌지만 1회 대회 홈런왕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도 "파란 도깨비의 열렬한 응원이 한국팀 4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일본에서 파란 도깨비와 똑같은 응원을 하겠다"는 말을 신씨에게 전해왔다. '파란 도깨비'는 한국팀의 유니폼 톤이 파란 것에서 유추됐다. 또 야구가 배트를 사용하는 터라 도깨비 방망이와도 맥이 통하는 데서 야구 응원단 이미지와 딱 들어 맞는다. "우리 민담에 나오는 도깨비는 악하지 않고 장난을 좋아하며 때론 도움을 주기도 한다. 바로 그런 힘이 응원단 파란 도깨비가 바라는 바"라는 게 신씨의 말이다. 신씨는 한국팀이 8강전을 치르게 될 펫코파크에서 많은 한인들과 함께 '파란 도깨비' 응원셔츠를 입고 신바람나게 '렛츠 고 코리아'를 외치며 파란 응원 물결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2009-03-06

한국, 대만 9-0 대파···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면서 세계 4강 신화 재현을 향해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팀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경기에서 이진영 선수가 만루 홈런 등 10안타를 집중시키며 복병 대만을 9-0으로 완파했다. 정규시즌에서 2007년 7개, 2008년 8개의 홈런에 머물렀던 7번 타자 이진영(LG)은 1회 비거리 135m의 대형 우중월 만루 홈런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야구 선수로서는 작은 체구(1m72㎝·75㎏)인 정근우(SK)도 6회 비거리 115m의 좌중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1회 우중간 담장에 맞은 박경완(SK)의 타구나 5회 김현수(두산)의 우중간 2루타도 도쿄돔의 바람을 타고 외야 깊은 곳으로 쭉쭉 뻗어 나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선발투수 류현진(한화)을 예상보다 빠르게 교체했다. 류현진은 당초 1라운드 최대 투구수인 70개까지도 던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승부가 초반에 갈리자 한국 벤치가 생각을 바꾸었다. 3회까지 무안타로 호투하던 류현진이 4회 선두타자 린저쉬안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봉중근(LG)을 마운드에 올렸다. 3이닝 1피안타·무실점, 투구수는 고작 43개였다. WBC만의 독특한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다음 경기를 위해 류현진을 아껴두자는 포석이었다. WBC에서는 한 투수가 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4일 휴식, 30∼49개면 하루 휴식을 갖도록 돼 있다. 따라서 류현진은 만일 8일 대만과 패자 결승에서 만날 경우는 물론 9일 조 1~2위 결정전에서도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7일 오전 5시(미 동부시각)에 숙적 일본과 2차전을 벌인다. 경기내용은 미 동부시각으로 5시부터 ESPN2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다.

2009-03-06

일본, 중국전 졸전은 한국 대비 포석? '4-0 승리 불구 위압감 없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연패에 도전하는 일본이 '약체' 중국전에서 위압감을 보여 주지 못했다. 본 대표팀은 5일 도쿄돔에서 시작된 WBC 예선에서 중국에 4-0으로 이기긴 했으나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중국 야구에 당황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됐다.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의 투런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갈랐을 뿐 안타 수는 5-5로 같았다. 좀처럼 쉬어갈 타자가 없다는 평가가 무색했다. 5만5000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을 가득 메운 홈 팬 앞이라 부담감이 크기도 했겠지만 세이부 라이온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가진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에서 지적됐듯 타격 부진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일본은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가 2안타 4번 이나바 아쓰노리(니혼햄)와 무라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가 각각 안타 1개씩 보탰을 뿐 메이저리거 출신 4인방은 무안타로 고전했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5타수 무안타 후쿠도메 고스케(시카고 컵스) 조지마 겐지(시애틀)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가 7타수 무안타 볼넷 5개에 그쳤다. 우승후보답지 않은 주루플레이도 속출했다. 아오키는 3회 이나바의 유격수 땅볼 때 서서 홈에 들어오다 태그 아웃됐다. 8회 후쿠도메의 대주자로 나간 가타오카 야스유키(세이부)는 2루 도루 성공 후 조지마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때 자신의 발만 믿고 무리하게 3루로 질주하다 잡혔다. 한국-대만의 승자와 경기에 대비한 차원도 있었지만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은 4-0이던 8회 무사 2루에서는 희생 번트 사인도 냈다. 상대가 중국이었다는 점에서 예상밖이다. 마운드는 기대만큼 강력했지만 4이닝을 던진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니혼햄)를 빼고 구원 투수 5명이 모두 안타 1개씩을 허용했다는 점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대부분 지나치게 중국 타선을 경계한 탓에 볼을 자신 있게 던지지 못했다. 하라 감독은 선발 다르빗슈를 고작 46개만 던지게 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WBC 규정상 30개 이상 50개 미만을 던진 투수는 하루만 쉬고 나올 수 있어 다르빗슈를 한국-대만의 승자와 맞붙는 승자전에 또 출격시키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한국이 승자전에 올라오면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다르빗슈 등 가장 믿음직한 선발 투수 3명과 마하라 다카히로(소프트뱅크) 후지카와 규지(한신) 등 두 마무리를 모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호 기자

2009-03-05

작아진 이치로···왜소해진 일본 '일본은 없다'

일본이 스즈키 이치로(35)의 극심한 부진에 속을 태우고 있다. 5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예선 중국과의 개막전에 톱타자로 기용된 이치로는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평균구속 120km대 중국 투수들에게 수모를 당했다. 이치로의 타구는 내야를 한 차례도 벗어나지 못했다. 4개의 힘없는 땅볼이 있었고 딱 1개의 내야를 약간 벗어난 2루수 플라이볼을 날렸을 뿐이다. 특히 4회 6회 8회 득점찬스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톱타자 이치로의 출루율 제로는 일본의 5안타 졸공의 원인이 됐다. 3회초 수비에서 우중간 담장까지 가는 깊숙한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낸 게 유일한 활약이었다. 이치로는 경기 내내 도쿄돔을 찾은 일본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지만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 후 도핑검사를 받느라 1시간 동안 시달린 이치로는 "아쉬움이 없다면 야구를 못한다. 팀과는 관계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심적 부담이 큰 상태임을 토로했다. 이치로는 개막전 앞에 가진 6번의 평가전에서 23타수3안타 타율 1할3푼으로 부진했다. 중국전 5타수 무안타까지 포함하면 타율은 고작 1할7리에 불과하다. 당초 일본의 하라 감독은 이치로의 부진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개막전에서 익숙한 톱타자를 맡겼지만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사무라이 재팬'의 상징인 이치로를 뺄 수도 없고 하위타선에 배치할 수 없다. 자칫 팀의 정신적 리더 구실을 해온 이치로를 건드렸다가는 사무라이 재팬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하라 감독은 중국전을 마친 후 "4점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불만을 터트렸다. 일본은 앞으로 이치로가 살아나지 않는 한 팀공격의 맥도 끊어질 수 밖에 없다. 일본언론들은 7일 예상되는 한국과의 숙명의 대결에서 리더의 침묵에 계속된다면 험난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대만전 후 일본과 맞붙을 가능성이 큰 한국팀은 5일 도쿄 인근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특히 일본전 선발로 나설 예정인 좌완 김광현이 불펜투구를 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2008베이징올림픽 한국팀 금메달의 주역인 김광현은 하와이 전지훈련 때부터 "이치로가 도대체 누구냐"라며 자신감 넘친 모습을 보였던 터라 일본전 필승투가 더욱 기대된다. 김문호 기자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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